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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주방 설계 전 실측이 중요한 이유, 도면과 실제 치수가 달랐던 부분들

by 내가 꿈꾸는 공간 2026. 7. 29.

 

주방 브랜드와 가전제품을 어느 정도 정하고 나니 이제 복잡한 과정은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

측량사가 작성한 도면으로 견적을 받았고, 나도 공사 현장에 여러 번 방문해 직접 줄자로 벽 길이와 창문 주변을 확인했다. 도면도 여러 차례 수정했으니 남은 것은 계약과 제작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주방가구를 제작하려면 도면에 적힌 숫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벽 길이가 예상보다 조금 짧게 나오기도 했고, 슬라이딩도어가 들어가는 벽은 일반 벽처럼 가구를 자유롭게 고정할 수 없었다. 처음 계획에 없던 아일랜드를 추가하면서는 가구 크기뿐 아니라 통로와 이동 동선까지 다시 계산해야 했다.

이번 글에서는 측량 도면으로 시작한 주방 설계가 현장 실측을 거치며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가구 제작과 전기공사 전에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했는지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도면은 전체 공간을 계획하는 기준이지만, 가구 제작과 전기 위치를 확정하기 전에는 현장에서 실제 치수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특히 창문, 슬라이딩도어, 냉장고 크기와 아일랜드 통로는 몇 센티미터 차이로도 전체 배치가 달라질 수 있었다.

왼쪽 하단이 부엌, 오른쪽 상단이 거실이었던 첫 도면


처음에는 측량 도면으로 주방 견적을 받았다

처음 주방 견적을 받을 때 사용한 것은 측량사가 작성한 건축 도면이었다.

계약하기 전부터 공사 현장에 몇 차례 방문했기 때문에 공간의 대략적인 크기와 구조는 알고 있었다. 나도 직접 자를 가져가 벽 길이와 창문 주변을 여러 번 재봤다.

전문적인 실측은 아니었지만 도면에 표시된 숫자만 보는 것보다 실제 공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과 주방 위치가 달랐다.

처음 조리 공간은 현재 거실로 사용하는 쪽, 큰 창문이 있는 공간에 계획되어 있었다. 최초 견적과 가구 구성도 모두 그 위치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이전까지 주방 위치를 여러 번 바꾸었던 과정은 아래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다.

👉 주방 위치가 바뀌자 모든 설계가 달라졌다, 주방을 여러 번 다시 그린 이유



창문 옆에 상부장을 설치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처음 계획된 공간에는 큰 창문이 있었다.

문제는 창문 프레임이 끝나는 지점과 옆 벽 사이에 상부장을 배치할 여유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다.

창문을 완전히 열 수 있도록 설계하려면 수납장을 창문에서 약 90cm 정도 떨어뜨려 설치해야 했다.

그렇게 배치하면 사용할 수 있는 벽 길이가 크게 줄었고, 상부장도 충분히 넣기 어려웠다. 넓어 보이던 공간에 비해 실제 수납 효율이 좋지 않았다.

나는 창문을 매번 100% 활짝 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평소 환기할 정도로만 열 수 있다면 상부장을 조금 더 창문 쪽으로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건축주와 주방 브랜드 담당자 모두 그 방법에 반대했다.

사용자가 조심해서 창문을 열겠다는 것과, 가구와 창문이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 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안전을 생각하면 창문이 가구에 닿는 배치를 전제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창문을 조금만 열 수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전문가들은 가구와 창문이 충돌할 수 있는 배치를 처음부터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화장실 방향이 바뀌면서 주방 위치도 다시 고민했다

창문과 상부장 문제를 고민하던 중 집의 평면에 더 큰 변화가 생겼다.

조리 공간 뒤편에 있던 화장실의 방향이 안전상의 이유로 180도 바뀌게 된 것이다.

화장실 위치가 변경되면서 처음 설계할 때 고려했던 벽과 출입구의 관계도 달라졌다.

창문에 상부장이 부딪힐 수 있다는 문제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이번에는 공간의 비율이 마음에 걸렸다.

그 자리를 계속 주방으로 사용하면 거실보다 조리 공간이 지나치게 커지는 구조가 됐다. 수납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우리 가족에게 그 정도로 큰 주방이 꼭 필요한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했다.

결국 처음 거실로 계획했던 공간을 주방으로 바꾸고, 기존 주방 자리를 거실로 사용하기로 했다.

위치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기존에 작성한 도면과 견적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었고, 새로운 공간을 기준으로 다시 실측해야 했다.

계약 전 주방 매니저가 레이저로 현장을 확인했다

실제 계약을 진행할 무렵 건축주는 전기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각 가전과 가구가 들어갈 위치를 확정해 달라고 했다.

인덕션, 오븐, 냉장고와 식기세척기처럼 전기와 연결되는 제품은 정확한 위치가 정해져야 콘센트와 배선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방 브랜드 매니저가 직접 공사 현장을 방문했고, 레이저 측정기를 이용해 벽 길이와 가구 설치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실측 자체는 한 시간 이내로 끝났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확인하는 항목은 생각보다 많았다.

벽 전체 길이뿐 아니라 가구가 시작하고 끝나는 지점, 냉장고와 키큰장이 들어갈 폭, 하부장 라인, 손잡이 위치와 아일랜드를 놓을 자리까지 하나씩 살펴봤다.

나에게는 단순히 벽을 다시 재는 과정처럼 보였지만, 담당자는 가구 제작과 전기공사를 함께 고려하고 있었다.

도면에서 본 것 현장에서 다시 확인한 것
벽의 전체 길이 마감 후 실제 가구를 설치할 수 있는 길이
창문과 문 위치 문이 열리는 범위와 가구 간섭 여부
가전 배치 전기 배선과 콘센트가 필요한 정확한 위치
아일랜드 위치 서랍과 문을 열어도 사용할 수 있는 실제 통로
수납장 구성 하부장과 손잡이 라인이 자연스럽게 맞는지

도면보다 실제 벽 길이가 조금 짧게 나오기도 했다

공사 현장에서 직접 치수를 재보면 도면에 표시된 길이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었다.

벽 마감이나 문틀이 추가되고, 설계 단계에서는 정확히 알기 어려웠던 부분이 실제 공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는 주방가구가 끝나는 지점에 슬라이딩도어가 설치될 예정이었다.

도면을 통해 슬라이딩도어 프레임이 들어간 뒤 벽이 어느 정도 남을지는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프레임과 마감이 완료되기 전까지 정확히 몇 센티미터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웠다.

더 중요한 문제는 슬라이딩도어가 들어가는 벽에는 일반 벽처럼 자유롭게 못을 박거나 가구를 고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구조를 포켓도어나 벽체 매립형 슬라이딩도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이 벽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긴 벽처럼 보여도 내부 구조는 일반 벽과 다르다.

그래서 단순히 벽 길이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구간까지 가구를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했다.

도면에는 벽이 길게 이어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슬라이딩도어가 들어가는 부분과 가구를 고정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해야 했다.

아일랜드 주방은 크기보다 통로를 먼저 봐야 했다

처음 주방 설계에는 아일랜드가 없었다.

계획을 수정하면서 수납과 작업 공간을 늘리기 위해 아일랜드 식탁을 추가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를 넣으면 조리대를 넓게 사용할 수 있고, 수납공간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원하는 크기의 아일랜드를 중앙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주방 브랜드 담당자는 하부장과 아일랜드 사이의 이동 공간을 약 1m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냉장고나 식기세척기 문을 열었을 때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지, 하부장 서랍을 열고 뒤로 물러설 공간이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아일랜드 반대편 역시 의자를 사용하거나 거실과 주방을 오가는 데 불편하지 않아야 했다.

처음에는 아일랜드를 최대한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가구 자체의 크기보다 주변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아일랜드 위치를 정할 때 확인한 부분
① 하부장과 아일랜드 사이의 통로
② 냉장고와 서랍이 열리는 범위
③ 식기세척기 문을 내렸을 때 남는 공간
④ 의자를 뒤로 뺄 수 있는 거리
⑤ 거실과 주방을 오가는 이동 동선

가전제품이 바뀔 때마다 주방가구 사이즈도 달라졌다

실측 과정에서 큰 구조적 문제가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납을 최대한 많이 넣으면서도 하부장과 손잡이 라인을 깔끔하게 맞추려다 보니 가구 폭은 여러 차례 달라졌다.

특히 냉장고를 양문형으로 계획했다가 폭 75cm 제품으로 변경하면서 주변 키큰장과 수납장 구성도 함께 수정됐다.

냉장고가 몇 센티미터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옆 수납장의 폭과 전체 가구가 끝나는 지점이 바뀌었다.

가전제품 하나를 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수납장이 하나의 긴 선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다시 계산해야 했다.

냉장고 크기를 결정했던 과정은 아래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다.

👉 양문형 냉장고를 포기한 이유, 우리 집에 맞는 냉장고 크기를 다시 선택했다

인덕션 역시 60cm 기본형에서 폭 80cm 제품으로 변경하면서 하부장과 조리대 구성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 3구 인덕션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이탈리아에서 80cm 5구를 선택한 이유

주방 실측 전에 확인하면 좋은 체크리스트

처음에는 실측이 벽의 가로와 세로를 정확하게 재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가구를 설치할 수 있는 벽인지, 창문과 문을 열 수 있는지, 가전과 전기 위치가 맞는지까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신축 주방 설계든 기존 주방 리모델링이든, 제작을 확정하기 전에는 아래 항목을 현장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방가구 제작 전 확인할 것

✔ 도면과 실제 벽 길이가 같은지

✔ 벽과 문틀 마감 후 사용할 수 있는 치수가 얼마인지

✔ 창문과 방문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열리는지

✔ 창문 손잡이와 상부장이 부딪히지 않는지

✔ 슬라이딩도어 벽에 가구를 고정할 수 있는지

✔ 냉장고 문과 내부 서랍을 충분히 열 수 있는지

✔ 식기세척기 문을 열었을 때 통로가 남는지

✔ 인덕션·오븐·냉장고의 전기 위치가 맞는지

✔ 아일랜드 주변의 이동 공간이 충분한지

✔ 손잡이와 서랍 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실측이 끝나면 모든 결정이 끝난 줄 알았다

브랜드 매니저가 레이저로 공간을 측정하고 전기 위치까지 확인하고 나니 나는 이제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 집을 준비하면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몰랐다.

도면이 나오면 끝난 줄 알았고, 실측이 끝나면 다시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집과 가구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공사 단계가 달라질 때마다 조건이 조금씩 변했고, 그때마다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

집을 다시 짓는다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위치에 무엇을 놓을지 조금 더 일찍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창문과 문이 있는 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가전 크기가 바뀌면 주변 수납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지금보다는 빠르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직접 줄자를 들고 공간을 재고, 도면을 수정하고, 여러 배치를 비교해 보는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주방 도면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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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계약전력을 다시 확인한 이유

 

 

 

 

 

 

 

처음 4번이나 위치를 바꾸고 최종본은 결국다른걸로 했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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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cm면 충분할 줄 알았다, 인덕션 크기를 네 번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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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 가구를 설치하고 나서야 발견한 예상 밖의 문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