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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이탈리아 생활

이탈리아가 맞나 싶었던 40도 여름, 13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날씨

by 내가 꿈꾸는 공간 2026. 6. 26.

이탈리아에 처음 왔던 것이 2013년입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여름은 덥긴 했지만 지금처럼 숨이 턱 막히는 더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남부 지방은 더웠지만 제가 사는 토스카나 지역은 한여름에도 그늘만 찾아가면 어느 정도 버틸 만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6월인데 벌써 40도를 넘기다니

아직 6월인데도 벌써 40도를 넘는 날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감으로 표현하자면 정말 누군가가 제 옆에서 드라이기를 계속 틀고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 여름처럼 습해서 답답한 더위와는 조금 다릅니다.

여기는 뜨거운 공기가 얼굴을 그대로 때리는 느낌입니다.

잠깐 밖에 나가도 햇빛보다 공기 자체가 뜨겁습니다.

차 문을 열면 내부는 사우나처럼 달궈져 있고, 운전대를 잡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가끔은 '여기가 정말 이탈리아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농담처럼 남편에게 "여기가 아프리카인지 이탈리아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낮에는 밖에 나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요즘은 낮 시간에는 외출을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마트를 가는 것도 미루게 되고, 산책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장시간 밖에 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햇볕 아래 몇 분만 서 있어도 얼굴이 뜨거워지고 금세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 패턴도 바뀌었습니다.

낮에는 집에서 쉬고, 해가 지기 시작하는 저녁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저녁 8시가 넘어야 겨우 움직인다

이곳에서는 저녁 8시가 넘어야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도 기온은 34도 안팎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여전히 매우 더운 온도지만, 해가 없어지니 그나마 버틸 만합니다.

공원에도 저녁이 되어서야 아이들이 뛰어놀기 시작하고, 카페와 광장에도 사람들이 모입니다.

낮에는 텅 비어 있던 거리가 밤이 되면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이 이제는 여름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에어컨 없는 집이 대부분이었다

제가 처음 이탈리아에 왔던 2013년만 해도 에어컨이 없는 집이 정말 많았습니다.

체감으로는 10집 중 9집 정도는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집 구조 자체가 두꺼운 벽으로 되어 있고 밤에는 창문을 열어 열기를 식히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 시절에는 밤이 되면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선풍기만으로도 여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에어컨 판매가 정말 많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전제품 매장에 가면 에어컨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할인 행사도 자주 하고, 설치 예약도 빨리 마감됩니다.

예전에는 필수가 아니었던 제품이 이제는 생활필수품처럼 자리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새로 에어컨을 설치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기후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함께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뉴스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예전에는 기후 변화라는 말을 뉴스에서만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매년 여름을 보내면서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더위는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 이탈리아를 여행했던 사람들과 지금의 이탈리아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분명 다른 기억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이탈리아에 왔을 때와 지금만 비교해도 변화가 상당히 크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의 여름은 어떨까

요즘 같은 날씨를 보면 앞으로의 여름이 조금 걱정됩니다.

내년은 또 얼마나 더울까.

5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까.

예전에는 에어컨이 없어도 괜찮았던 나라가 이제는 에어컨 없이는 여름을 보내기 어려운 나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

2013년에 처음 이탈리아에 왔을 때와 지금의 여름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시원해졌고 에어컨 없이도 지낼 수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6월부터 40도를 넘는 날씨가 이어지고, 저녁 8시가 넘어야 겨우 밖에 나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탈리아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여름의 모습입니다.

앞으로도 기후는 계속 변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여름은 제가 처음 이탈리아에 왔던 그 여름과는 전혀 다른 계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이탈리아에서 10년 이상 생활하며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